공동주의(Joint Attention): 사회적 상호작용의 핵심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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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주의(Joint Attention)는 단순히 시선을 일치시키는 것을 넘어, 타인과 사물/대상 간에 주의를 공유하며 공통의 경험을 형성하고 이를 나누는 핵심적인 사회적 의사소통 기술입니다. 생후 9~18개월 사이에 형성되기 시작하며, 이후 아이의 언어 발달, 사회성, 학습 능력 전반에 걸쳐 가장 기초가 되는 역량입니다. 공동주의는 사회적 학습이 일어나는 가장 기초적인 ‘학습 선수 기술(Prerequisite Skill)’입니다. 모든 인지적, 사회적 학습은 타인이 주목하는 곳에 나도 함께 주의를 기울이는 순간부터 시작되기 때문입니다. 또한 공동주의는 타인의 표정이나 태도를 살피고 그 정보를 활용하여 낯선 사물이나 생소한 상황에 직면했을 때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결정하는 사회적 참조(Social Referencing)의 토대가 되기도 합니다.

1. 공동주의의 정의

공동주의는 아동(나), 타인(상대방), 그리고 공통의 대상이라는 세 가지 요소가 관여하는 삼자 관계(Triadic Interaction)입니다. 이는 누군가 어떤 사물을 바라볼 때, 다른 사람도 그 사물을 같이 바라보는 행위 그 이상입니다. 공동주의는 반드시 타인의 사회적 신호를 매개로 외부 환경에 대한 공통의 이해를 형성하는 행위, 즉 삼자 관계에서만 가능합니다. 다시 말해, 단순히 어떤 사물을 주시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의 관심이 향하는 곳으로 자신의 주의를 돌려 같은 경험을 공유하고, 이를 다시 상대방과 나누고자 하는 사회적 참조(타인의 표정이나 반응을 통해 대상에 대한 정보 얻기)와 의도의 이해(타인이 무엇을 하려는지 파악하기)가 핵심입니다.

2. 공동주의의 발달 단계 및 유형

공동주의 기술은 발달 초기에는 반응하는 형태로 나타났다가, 점차 스스로 개시하는 형태로 발전합니다.

1) 반응적 공동주의(Responding to Joint Attention, RJA): 상대방의 신호 (지적, 시선, 몸짓)에 반응하여 자신의 주의를 공동의 대상으로 옮기는 능력입니다(RJA). [참고 명칭: 지지적 공동주의 (Supported Joint Attention, SJA): 타인의 지지(도움)로 인해 주의가 공유됨을 강조합니다].

예: 엄마가 손가락으로 천장의 풍선을 가리키며 “와, 풍선이네!”라고 말하자, 아이가 엄마의 얼굴을 보고 풍선을 번갈아 쳐다보는 행동.

2) 개시적 공동주의(Initiating Joint Attention, IJA): 자신의 관심사나 경험을 타인과 공유하고 싶어서 스스로 시선이나 몸짓을 사용하여 타인의 주의를 끄는 능력입니다(IJA). [참고 명칭: 협응적 공동주의(Coordinated Joint Attention, CJA): 아동이 사물-타인-사물 간에 자신의 주의를 이리저리 협응적으로 조절하는 능력을 강조합니다].

예: 아이가 재미있는 움직이는 장난감을 보다가 교사를 쳐다보고 다시 장난감을 쳐다보면서 소리를 내어 흥미를 공유하려는 행동.

3. 공동주의가 아닌 사례

공동주의는 사회적 상호작용 의도를 포함해야 하므로, 단순히 환경적 자극에 대한 반응이나 개인의 욕구 충족을 위한 시선 공유는 공동주의 기술로 볼 수 없습니다.

 “어! 비행기다!” 소리에 같이 하늘을 쳐다보는 경우는 청각/시각 자극에 대한 반사적인 지향 반응일 뿐, 상대방과 비행기에 대한 경험을 공유하려는 의도가 없습니다. 만약 아이가 비행기를 보다가 옆 사람을 쳐다보고 함께 웃거나 소리를 내어 흥분을 공유했다면 공동주의로 볼 수 있습니다.

 누군가가 아동이 좋아하는 마이쮸를 집어드는 것을 보았다면 타인의 주의보다는 마이쮸(강화물)에 대한 개인의 욕구 때문에 그곳을 주시한 것이라 볼 수 있습니다. 다만, 아이가 마이쮸를 보고 타인을 쳐다본 후 마이쮸를 가리키며 “줘!”라고 의사 표현을 한다면 타인의 주의를 끌어 마이쮸에 대한 관심을 공유한 것이으로 공동주의로 볼 수 있습니다.

 갑작스러운 전광판의 번쩍이는 불빛을 타인과 동시에 바라보는 것은 환경적 자극에 대한 자동적인 주의 전환이며, 상호작용 의도가 결여되어 있어 공동주의라 볼 수 없습니다. 그러나 아이가 불빛을 보고 타인의 얼굴을 확인하며 “깜짝 놀랐어”라고 말하거나 그와 같은 비언어적 메시지를 주고받았다면 공동주의 기술이 발현된 것이라 볼 수 있습니다.

4. 자폐 스펙트럼 장애 아동에 대한 시사점

사회적 상호작용 기술에 결손이 있는 자폐 스펙트럼 장애(ASD) 아동들에게 공동주의 기술은 이후 아동의 언어 습득 속도와 사회성 발달을 예측하는 주요 예측 변인이 됩니다. 그러나 타인의 의도를 읽고 삼자 관계를 조절하는 능력이 부족할 수 있어, 특히 스스로 관심을 공유하고자 하는 자발적인 공동주의(IJA)를 형성하기에 매우 어려움을 겪습니다. 따라서 공동주의 훈련은 단순히 행동을 가르치는 것을 넘어, 아동이 세계를 이해하는 창을 열어주는 핵심 중재가 됩니다. 이 기술을 확립하기 위해서는 일상적인 환경에서 반복적이고 체계적인 훈련을 통해, 사회적 보상(칭찬, 미소)과 함께 의도적인 상호작용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흔히 공동주의의 결핍을 자폐 스펙트럼 장애의 고착된 특성으로 오해하기 쉬우나, 수많은 행동 분석 연구와 임상 사례는 공동주의가 체계적인 훈련에 의해 충분히 습득되고 세련될 수 있음을 증명하고 있습니다. 이는 아동의 발달 경로를 긍정적으로 수정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시사점을 가집니다. 비록 발달 초기 단계에서 자연스러운 습득이 지연되었을지라도, 아동의 개별적 특성에 맞춘 정교한 오류 수정 절차와 강화 계획이 뒷받침된다면 공동주의는 반드시 발달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중재의 성공은 아동이 타인과 경험을 나누고, 그 안에서 배움의 기쁨을 찾는 능동적인 학습자로 거듭나게 하는 가장 강력한 발판이 될 것입니다.

5. 일상생활에서 실천하는 공동주의(Joint Attention) 훈련 놀이

공동주의(Joint Attention)는 특별한 치료실이 아닌 일상생활 속 친숙한 놀이를 통해 가장 효과적으로 형성될 수 있습니다. 다음에서는 가정에서 쉽게 따라 할 수 있으며, 아동의 반응적 공동주의(RJA) 및 개시적 공동주의(IJA) 기술 향상에 도움이 되는 활동 예시들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1) 상호작용 및 시선 공유 촉진 놀이

이 활동들은 아동이 상대방의 행동에 반응하고 주의를 공유하는 경험을 쌓는 데 중점을 둡니다.

몸놀이(간지럽히기, 그네 태워주기, 빙글빙글 돌리기 등): 아동이 눈 맞춤, 발성, 혹은 신체적 몸짓을 통해 놀이의 재개를 자발적으로 요구할 때까지 활동을 멈춤으로써 개시적 공동주의(IJA)를 훈련합니다.

까꿍놀이: 손, 천, 혹은 아동이 좋아하는 장난감으로 얼굴을 가렸다가 “까꿍!” 하며 눈을 맞춥니다. 놀이가 중단되었을 때 아동이 눈 맞춤이나 소리 내기가 놀이 재개라는 강화로 이어지도록 하여, 개시적 공동주의(IJA)의 초기 형태를 촉진합니다.

비누방울 놀이: 비누방울을 불어준 후, 터트리는 것을 번갈아 가며 합니다. 불기 전에 아동이 비누방울 통을 바라보거나 가리키도록 유도합니다. 비누방울이라는 공동의 대상에 주의를 기울이게 하고, 아동이 불어 달라고 요구하거나 (IJA), 비누방울이 터질 때 타인과 시선을 교환하여 흥미를 공유하도록 유도합니다.

올리고 떨어뜨리기: “올려”라고 말하며 부드러운 장난감을 높은 곳에 올리고, “떨어져”라고 말하며 떨어뜨리는 것을 아동이 모방하게 합니다. ‘올려’, ‘떨어져’와 같은 언어적 지시에 따른 동작 모방을 통해 아동이 타인의 행동에 반응(RJA)하도록 훈련하며, 차례 지키기의 기초를 다집니다.

2) 순서 지키기 및 협력 놀이

이 활동들은 아동이 타인의 행동을 관찰하고 차례를 지키며 활동에 참여하는 능력을 기르는 데 중점을 둡니다.

번갈아 블록 쌓기: 엄마와 아동이 번갈아 가며 블록을 쌓아 높은 타워를 만듭니다. 타워가 무너질 때 함께 반응합니다. 타인이 블록을 쌓는 동안 아동이 타인의 행동과 결과물을 관찰하도록 유도하여 반응적 공동주의(RJA)를 훈련하고, 같은 목표를 공유하는 협력적 놀이 경험을 제공합니다.

시끄러운 보드게임: ‘개구리 먹이주기’, ‘젠가’ 등 결과가 명확하고 흥미로운 보드게임을 같이 합니다. 타인의 행동과 놀이의 결과에 함께 주목하고 기다리는 능력을 훈련합니다. 이는 공동의 규칙을 따르며 상호작용에 주의를 협응하는 기초가 됩니다.

플레이 도우 (Play-Doh): 플레이 도우와 도구를 준비하여 서로 나누어 씁니다. “도구 주세요,” “여기요” 등의 상호작용을 유도합니다. 도구를 요구하거나 건네받는 호혜적인 상호작용을 통해 짧은 시선 맞춤을 유도합니다. 이는 협응적 공동주의(CJA)를 구성하는 주고받기 기술을 촉진합니다.

함께 악기 연주하기: 간단한 악기(탬버린, 마라카스)를 준비하여 같이 큰 소리, 작은 소리를 내거나, 멈추고 다시 시작하는 것을 번갈아 해봅니다. 악기 연주를 멈추고 다시 시작할 때 타인의 얼굴을 보고 재시작을 요청하는(IJA) 기회를 제공하여, 공동의 자극에 대한 주의를 타인과의 상호작용으로 연결합니다.

3) 언어 및 모방 촉진 놀이

이 활동들은 시선과 동작을 언어 및 정서적 표현과 연결하여 공동주의를 한층 더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립니다.

책 읽기: 활동책을 읽으면서 엄마가 말하는 사물을 가리키게 하거나 짚어준 부분을 같이 읽어봅니다. 책 내용에 대해 “와!”, “무서워!” 등 감탄사를 사용합니다. 엄마의 가리키기나 언어적 지시에 따라 시선을 책 속의 대상으로 돌리는 반응적 공동주의(RJA)를 훈련하고, 책 내용에 대한 감탄사를 사용하여 정서적 공유 능력을 확장시킵니다.

율동 노래 부르기: 아동이 좋아하는 노래(예: 나비야, 바나나차차)를 부르며 함께 율동을 합니다. 특히 율동 중간에 하이파이브나 손잡기 등 접촉을 시도합니다. 그러다가 율동 중간에 하이파이브나 손잡기 등의 상호작용을 중단하고, 아동이 눈 맞춤이나 몸짓을 통해 재개를 요구하도록(IJA) 유도합니다. 공동의 활동을 통해 긍정적인 정서를 공유하는 능력을 향상시킵니다.

얼굴 그리기 놀이: 종이에 얼굴을 하나씩 그리면서, 그 표정에 상응하는 표정을 지어 아동에게 모방을 촉구합니다. 다 그린 후에는 하나씩 지우면서 “안녕~ 우는 표정”처럼 역으로 되풀이합니다. 종이 속 표정을 모방하고, 타인의 얼굴 표정(정서)을 관찰하여 사회적 참조 능력을 훈련합니다. 이는 정서적 공동주의를 발달시키는 중요한 활동입니다.

6. 훈련 성공을 위한 핵심 원칙

이러한 일상 놀이들은 특별한 도구나 고도의 기술이 필요 없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다만, 훈련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다음 두 가지 원칙을 기억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1) 반복과 일관성: 공동주의 기술은 생의 초기에 형성되는 만큼, 일상적으로 가능한 한 많이 반복 훈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2) 동기 부여: 아동이 진정으로 즐거워하고 좋아하는 활동을 선택하여 놀이에 대한 동기를 높여야, 더 적극적으로 상호작용에 참여하고 공동주의 기술을 사용할 기회가 늘어납니다.

참고문헌

Baron-Cohen, S. (1995). Mindblindness: An essay on autism and theory of mind. MIT Press.

Tomasello, M. (1999). The cultural origins of human cognition. Harvard University Press.

Dawson, G., Jones, E. J. H., Merkle, K., Venema, K., Maliken, A., & Spiker, R. (2010). A randomized, controlled trial of an intervention for toddlers with autism: The Early Start Denver Model (ESDM). Pediatrics, 125(1), e17–e23.

Kasari, C., Freeman, S. F. N., & Paparella, T. (2006). Joint attention and symbolic play intervention: Efficacy of a randomized controlled intervention trial. Journal of Child Psychology and Psychiatry, 47(6), 611–620.

Mundy, P., & Crowson, M. (1997). Joint attention and early social communication: Implications for developmental psychopathology. Development and Psychopathology, 9(2), 387–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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